악필 맛집 – 인하의 집

2023/06/05

어제까지는 신포동쪽을 봤으니 이제 동인천쪽으로 옮겨보자.

지금은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이라는 큼직한 공공기관이 들어와 있는데, 저곳이 예전에는 인천여고가 있던 곳이다.

예전에는 저 삼치거리에서 언덕위로 쭉 올라가면 나오는 인일여고 – 인천여고 – 그리고 자유공원 언덕 넘어서 나오는 인성여고 .. 로 가는 이 길을 “실크로드”라고 불렀었다. 동인천이 종점인 버스가 많았기에, 종점에서 내려서 화평동 – 화수동으로 올라오면 학교로 바로 올 수 있는데, 일부러 이쪽길로 등교를 하는 애들도 있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인일여고 앞에 있는 수도원 (취향도 특이하지 … 수도사들을 모아둔 수도원이 여고 정문 앞에 있어 … 그런데, 말이 좋아 수도원이지 그냥 다세대 주택에 선생들이 모여 살았다. – 내가 나온 학교가 카톨릭 미션 스쿨 이었고 선생의 1/3이 수사, 1/3이 수사였다가 속세로 환속한 사람들이었다.) 이 있어서 선생들한테 걸려서 혼나기도 했었다. (나 말이야 나…)

예전에는 1970, 1980년대에 밀주 (몰래 만들어 팔던 술) 를 팔던 가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밀주집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건물만 남아 있다.

주소

인천 중구 우현로67번길 57

로 가보자.

인하의 집 이라는 삼치구이집이 있는데, 인하집 이라고 부른다.

인하의 집을 바라보면서 왼쪽으로 보이는 사거리 (실제로는 오거리) 부터 오른쪽으로 보이는 사거리, 거기서 다시 언덕위 몇몇 가게, 왼쪽으로 또 몇몇 가게 .. 가 삼치거리 골목이다.

이곳의 대표는 인하의 집이다. 사거리에서 언덕 위쪽이 아닌 왼쪽으로 보면 고모집 등이 보이는데 .. 그곳도 괜찮다.

인하의 집, 고모집, 이모집, 그리고 삼촌집 .. 등등 … 이 있었는데, 많이 없어졌다.

맛은 .. 최고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맛있는 편에 속한다. 여기서는 삼치구이 + 소성주 (막걸리) 를 추천한다. 예전에는 밀주를 팔았었다고 했잖아… 그런 밀주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밀주는 세금을 안내려고 또는 쌀로 술 담그는 것을 금지했기에 몰래 담궜다는 뜻이지 이상한 술이 아니다.

이곳의 영업시간은 저녁부터다. 보통 오후 4,5시는 넘어야 문을 연다. 토요일도 오후 2,3시쯤에나 문을 연다. 그러니 대낮에 가서 삼치 구워달라고는 하지 말자 …

아참 주차는 그나마 신포동쪽보다는 낫다. 공영주차장이 주변에 있는데 그리 넓지는 않다.

그렇다면 평일 또는 주말 낮에 가면 어디를 가야 할까 ? 다음이 그곳이다.

악필 맛집 – 청실홍실, 서문삼계탕통닭

후 ……… 일요일 아침에 해가 높이 뜨기 전에 제초작업 좀 하다가 집으로 들어와서 씻고 …

오늘은 두곳이다. 왜냐하면 … 아래 가게가 양이 좀 적은 편이어서 …

그저께 갔던 칼국수집에서 100미터쯤 남서쪽에 위치한 가게다.

청실홍실 이라는 곳인데,

주소는

인천 중구 우현로35번길 23-1

이다.

1979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고 하고 있고 … 몇몇 분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인천에는 청실홍실로 검색하면 나오는 비슷한 식당이 신포동 (지금 이 가게…) 과 예전 시민 회관에서 주안역 가는 길에 있는 곳, 부평시장역 근처에, 석남동 거북시장에서 좀 떨어진 곳에 분점이 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체인점 사업하는 업체가 하나 보이는데, 로고가 다르다. 실제로 관련이 있는 곳인지, 도용한 곳인지, 체인점은 저런 프랜차이즈쪽에 영업권을 준 것인지.. 는 명확하지 않다.

어쨌거나 … 주인(+첫째)이 지금도 영업하는 곳은 신포동에 있는 곳이고, 둘째였네 셋째 아들이 하는 곳이 시민회관 근처에 있는 곳이다.

방문해 보면 알겠지만, 매장 크기는 작다. 그리고 양이 적은 편이다. 배부르게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라는 얘기… 아참, 신포동과 시민회관 쪽은 가 봤지만 다른 곳은 가본 적이 없으니 … 어떤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오후 9시쯤에 닫았었는데, 언젠가부터 오후 8시 좀 넘으면 마지막주문을 받고 정리하기 시작한다. 문 여는 시간은 점심때쯤이다. 점심떄 간 적은 없으니 .. 언제 영업을 시작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뭐 찾아보면 나오겠지 ..

메뉴는 모밀국수/우동/만두 .. 류다. 다시 말하지만 … 양이 적은 편이다. (나한테만 그런 건 아니겠지 ?)

단일 메뉴만 시키면 좀 부족하고 국수/우동과 만두.. 를 같이 주문하면 어느 정도 양은 된다. 그걸 노린 건가 ?

신포동쪽은 뭐 .. 주차 문제는 또 얘기 안해도 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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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회관쪽으로 왔으니 근처 가게 하나 더 적어보면 …

시민회관 사거리에 예전시민회관 건너편이 보면 “서문삼계탕통닭”이라는 가게가 있다. 꽤 유명하고 오래된 가게이고, 체인점이나 분점 같은 건 없다.

주소는

인천 미추홀구 미추홀대로 690

이다.

메뉴는 전기구이통닭, 삼계탕 .. 끝. 가게 이름이 메뉴판인 셈이다.

대충 40년 넘게 영업하는 가게이고, 내 친구네 집에서 (부모님께서 하시던 것을 형이 물려 받고 있다.) 운영하는 곳이다.

주안쪽도 구시가지쪽이어서 주차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신포동쪽보다는 훨씬 주차하기 쉽다. 내 경우는 주안성당에 대고 가는 편이다.

자 …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시 동인천/신포동쪽으로 돌아가자. 갈 곳 많다.

악필 맛집 – 골목집 칼국수

2023/06/02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나름대로 맛집(?) 추천 ..

오늘은 칼국수집이다.

여기도 어제 얘기했던 차이나타운과 가깝다. 신포시장 뒷골목이다.

이곳은 우선 단골이 아니면 찾기 힘들다. 아래 지도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길에서 바로 보이는 곳이 아니라 그 길에서 뒷골목으로 들어가서 다시 가지친 곳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주소는,

인천 중구 신포로 32-22

이다.

골목집칼국수와 맷돌칼국수 .. 두곳인데, 맛은 둘다 비슷하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골목집칼국수 …

여기는 신포시장에서 유명한 닭강정 집에서 가져온 닭튀김가루를 고명으로 올리는 칼국수가 메인메뉴다. 상대적으로 꽤 느끼할 수 있고, 그래서 후추를 많이 뿌리는 편이다.

요새는 익숙한 맛이 아니므로, 호불호는 확 갈릴 수 있다. 그리고 평점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50년은 한 곳에서 영업한 가게의 내공은 무시할 수 없다.

여기도 단점은 주차하기 힘들다는 것인데 뭐 .. 어제 중화루 얘기했을 때처럼 저쪽 어딘가에 대고 오거나, 적당히 눈치 봐서 주변에 대는 수 밖엔 없다. 아니면 아예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

나는 신포닭강정 .. 보다 여기를 더 좋아하는 편이다. 아 그리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긴 한데 … 한 2년 사이에 2천원 정도 더 올라서 7~8천원쯤 하던데 … 현금만 됐던 걸로 기억하는데 …

악필 맛집 – 중화루

페이스북에 쓰던 것을 여기도 좀 써둔다. 까먹을까봐 …

2023/06/01

가끔 나에게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어느 집이 좋냐고 물어보는 경우들이 있다.

내가 뭐 거기를 자주 가는 것도 아니고, 모든 식당에 다 들어가본 것도 아니지만 …

차이나타운에서 살짝 벗어나서 신포동 쪽으로 오다 보면 나오는 중화루라는 가게를 추천하곤 한다.

주소는

인천 중구 홍예문로 12

이다.

추천 메뉴는 .. 여기 대표 메뉴가 유니짜장과 찹쌀 탕수육(꿔바로우) .. 이고 .. 내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면 종류는 ‘황두면’ 이다.

이 집의 단점은 그 동네가 다 그러하듯이 주차하기가 어렵다는 거고, 주말에는 한참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건데 .. 주차장은 중화루에서 인성여고 쪽으로 쭉 올라가다가 인천제일교회쪽으로 좌회전해서 교회사거리에서 조금만 더 가면 왼쪽에 차를 댈 곳이 있기는 한데 .. 주말이나 휴일에는 .. 복불복이라서 …

중화루 주차장도 가끔 빈자리가 나기도 하니까 .. 그런데, 권하지는 않겠다. 너무 좁아 … 그냥 재주껏 근처에 차를 대자…

모든 공감:

2003년 … 미국 병원 이야기 …

2003년 … 미국 병원 이야기 …

2003년에 여름에 미국에 실험하러 몇달 정도 간 적이 있었다.

한달반쯤 지나서 … 실험실에서 과로 등으로 인해서 쓰러져서 911 불러서 그 근처 community hospital (말이 그럴 듯 하다만, 그냥 동네 병원이다.) 에 갔다. 2일간 입원했고, 별다른 조치를 받은 것도 없이 나왔다. 내가 병원에서 치료 받은 내역은 수액 몇개 맞은 것과, 침대에 누워서 심전도 검사 받은 것, 2,3 시간 마다 체온 잰 것, 그리고 밥 3끼 먹은 것이 전부다. – 실려간 날 저녁, 다음날 아침, 점심 – 점심 먹고 나니 의사가 와서 나가도 좋다고 해서 나왔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2만 1천달러가 넘는 영수증을 받았다. 난 AIG 보험에 가입해 있었고, 보험사에 연락했다. 그런데, 보험사에서 말하길 … 내가 가입해 있는 보험으로는 1천 몇백달러 밖에는 보증이 안된단다. 나머지 2만 달러는 나보고 내란다. 자기네들과 계약한 지정병원에서만 보험 적용이 되며, 가장 가까운 지정병원은 60 마일 떨어진 곳에 있었다. 한달에 100 달라 넘게 내는 거였는데…

영어 사전 쌓아놓고 보험 계약서 쭉 펼쳐놓고 공부해가며 안되는 영어로 싸웠다. ….

한국 AIG 는 배째더라… 미국 AIG 도 마찬가지. 자기네와 계약하지 않은 병원으로 갔으니 내가 임의로 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치료(응급실에서 혈압재고, 동공이 열렸는지 등 검사하고, 수혈에 대비해서 혈액형 검사한 것 등 몇가지)에 대한 1천 몇백달러 어치는 지급 가능하지만, 그 외에는 내가 내야 한단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편지로 계속 싸웠다. 나중에 그 병원에서 미국 채권 추심기관으로 넘겨버려서 2천 몇백달러되는 수수료(+ 이자) 까지 요구했다.

해결까지는 약 1년이 걸렸고,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결국 채권 추심기관 비용 2천 달러는 내가 지불하고, 2만 달러는 AIG 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 봤다. – 변호사 말로는 그 2천달러도 안낼 수 있다고 했지만, 그러면 기간이 길어져서 변호사에게 내야 할 돈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해서 그냥 변호사비 낸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니깐 정리하자면, 2일간 입원해서 수액 몇개 맞고, 심전도 검사 받고, 체온 몇번 재고, 밥 3끼 먹은 게 2.3 만 달러짜리다. 이게 미국 선진국식 의료다.

이때 얻은 것으로는 .. 영어실력을 들 수 있을 거다. 1년쯤 영어로 싸우니깐 토익 605 점 받는 영어실력이 영어로 논문 쓰고,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미국 드라마를 자막없이도 잘 보게 되었다.

변호사 얘기를 좀 더 쓰자면 … 미국에서 병원에 입원하고 보험사와 컨택을 하려니 개인으로는 불가능하고 변호사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변호사가 필요하다는 말에 일단 비용에 대해서는 겁을 집어 먹었지만, 별 수 없지 않나 ? 흥미로운 건 병원에서 변호사를 섭외해준다는 점이었다. 연락처 몇개를 받았고, 변호사 세명과 연락이 됐다. 그리고 … 그 중 한명과 계약을 했다. 계약 조건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기억은 안나는데, 한국식으로 변호사 선임비 몇백만원 … 성공 보수 얼마 … 이런 게 아니라, 문서 작성 한건당 얼마 .. 법률 검토 시간당 얼마 .. 이런 식이었다.

세명중 한명은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 두명이 의료사고 전문 변호사인데, 사무실 두곳에 가서 얘기해보고는 덜 바빠 보이는 변호사와 계약했다.

800페이지가 넘어가는 영문 계약서를 다 뒤졌다. 그리고, 거기서 계약하지 않은 병원에 임의로 갔을 경우에는 기본적인 치료에 대해서만 지급 가능하고, 그 이상은 보험에서 지급하지 않지만, 각종 천재지변이나 테러, 또는 사고 등으로 인하여 계약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병원에 갔고, 역시 계약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수행된 의료행위에 대하여 지불된 금액은 보험사에서 지급한다는 단서 조항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 조항을 근거로 1년 가까이 보험사와 e-mail, 편지, 팩스를 주고 주고 받으면서 싸웠고, 결국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2만 달러는 보험사에서 지급하고, 채권 추심기관 비용 2천 달러는 내가 지불하는 것으로 했으며, 변호사비는 그보다 적게 나왔다. 1년 내내 싸웠을 것 같지만 … 내가 이런 저런 내용을 변호사에게 e-mail 로 적어서 보내면 변호사가 각종 법률적 용어로 바꿔서 다시 나에게 보내고, 내가 그걸 검토해서 그대로 보내자… 고 하면(내가 영어로 법률 용어를 뭘 알겠나 … 사전 찾아보고 그랬던 거지… ) 그 내용을 변호사는 인쇄해서 보험사로 보내고 … 그러면 한달쯤 있다가 .. 또는 두달쯤 있다가 보험사에서 그 내용을 증명해라.. (그러니깐 의식이 없었다.. 거나.. 뭐 이런 거..) 라고 연락이 오면 병원에 연락해서 진단서 보내달라고 하면 병원에서 진단서가 나한테 일주일이나 보름쯤 있다가 오면 나는 그 진단서를 스캔해서 일단 변호사에게 보내주고, 원본을 다시 국제우편으로 미국으로 보내면 또 며칠 있다가 변호사는 받아서 편지 써서 보험사로 보내고 … 그걸 몇차례 한 거고 그렇게 마무리 됐다.

모든 것은 시간이 걸린다.

모든 것은 시간이 걸린다.

Case 1.

1609년 갈릴레이는 우연히 당시로서는 최신 기술의 산물이었던 망원경을 접한다. 그리고 그것을 하늘을 보는데 적합하도록 개량했고, 1609~1610년에 걸쳐서 밤하늘을 관찰해서 목성의 위성을 발견했다.

이것은 모든 천체는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천동설을 부정하는 것이 되었고, 갈릴레이는 유명인이 되어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1611년에는 당시 교황이던 바오로 5세도 접견했고, 신에 대한 복종의 뜻으로 교황에게 무릎을 꿇는 격식도 면제 받을 정도로 교황은 갈릴레이를 극진히 대접했다.

그러나 … 1년이 지나지 않아서 분위기는 바뀐다. 그때쯤 이미 도미니코회의 어느 수사는 종교재판소에 그를 고발하기까지 하지만 일단 혐의없음으로 판결난다. 하지만, 계속해서 분위기는 다르게 흘러갔다.

그때는 한참 종교개혁으로 인하여 신교와 구교간의 싸움이 있던 시절이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의 분위기는 점점 보수적인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여전히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가르치고 퍼뜨렸다. 물론 조심은 하면서 … 

1623년에 교황이 바뀐다. 우르바노 8세가 선출됐고 우르바노 8세와 갈릴레이는 친한 사이였다. 교황 취임식에도 참여하고 선물도 받는다. 하지만, 10년쯤 지나서 1633년 갈릴레이는 종교재판소에서 유죄판결을 받는다. 물론, 고령 + 건강이 안 좋다. 라고 해서 3년짜리 가택연금을 받는다.  종교재판에서 유죄를 내린 사람은 우르바노 8세다.

그에 앞서서 코페르니쿠스는 1543년에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 라는 책을 내고 그 책에서는 지동설을 주장한다. 그 책은 1616년에 로마 카톨릭에 의해서 금서가 되기전까지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물론, 당연히 갈릴레이도 그 책을 봤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하기 시작했던 16세기 중반부터 지동설은 널리 퍼지기 시작했지만, 거의 90년뒤인 1633년에 갈릴레오는 성경과 다른 주장을 했다는 죄로 유죄판결을 받는다. 

Case 2.

1859년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을 출간한다. 그리고, 170년쯤 지난 지금은 정설이다. 그러나, 아직도 극히 일부 기독교 신자들은 진화론을 부정하고 있다. 

Case 3.

뉴튼은 1687년에 첫판이, 1726년에 3판이 출판된 “프린키피아” 라는 책을 출판한다. 그전까지 지배적이던 아리스토텔레스 역학을 뒤엎은 책이다. 하지만, 21세기가 되고도 16년이 지난 지금도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에 비하여 먼저 떨어진다는 식의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주로 무협지 등에서 등장하는 천근추 등이 그 예다. 천근추를 쓰면 공중에서 급강하할 수 있다는 설정인데, 자유 낙하 속도는 질량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지만, 여전히 그것을 못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다.

Case 4.

1920년대 말에 있었던 솔베이 학회 이후 양자역학은 과학의 기본(쉽다는 얘기가 아니라 base 가 된다는 얘기다.)이 되었다. 하지만, 90년 가까이 되어 가는 현시점에서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사람은 인구의 1% 도 안된다.

다시 Case 1.

그렇다면 어떻게 지동설은 천동설을 이겼을까 ?

천동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죽었기 때문이다. 천동설을 지지하던 사람들 중 상당수는 당시 로마 카톨릭에서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던 사람이었고, 그들에게 지동설을 인정한다는 것은 자신의 기반을 부수는 일이었고, 과학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자기 자리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천동설을 지지하고 지동설을 부정했었다. 그리고, 세대가 몇번 바뀌면서 그런 사람들이 죽고 난 뒤에야 지동설은 천동설을 대체하고 주류가 되었다. 하지만 .. 여전히 평평한 지구를 주장하는 부류라든가, 성경에 의하면 지구는 평평하다.. 라는 뻘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있다. 하지만 극소수다.

그렇다면 왜 카톨릭에서 천동설을 지지(?)했을까 ? 이건 좀 복잡한 종교적 이유가 있다.

천동설에 의하면,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고,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과 달, 태양계 내의 각 행성을 비롯한 별이 돌고 있는 구조다. 반면에, 지동설에서는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고,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 더 발전된 지동설에서는 태양 역시 우주의 중심이 아니고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태양이 있고, 그 태양을 도는 지구 같은 행성이 있다.는 것이 지동설이다.

이게 당시에 문제가 된다. 왜 ? 신은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고, 지구에 독생자 예수를 보내셔서 구원을 하셨다. 그런데 … 지동설에 따르면,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지구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예수는 독생자다. 다른 지구에는 예수가 없다. 그렇다면 다른 지구에 있을 수 있는 사람(외계인 …)은 어떻게 구원을 받는가 … 그렇다면 다른 태양계에 있는 지구마다 예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다면 독생자가 아니다… 이렇게 모순이 생긴다. 이러한 모순을 없애려면 우주의 중심은 지구라고 믿는 게 … 간단하다.

이런 이유로 갈릴레이는 “종교재판”을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 지금도 저렇게 믿는 사람들이 있다… 

다시 Case 2.

진화론을 부정하면서 창조론(또는 그들이 얘기하는 창조과학)을 믿는 사람들은, 지금 그들이 얘기하고 있는 창조론이 그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이단인 제칠일안식교에서 나온 거라는 사실을 알기는 할까 ?

다시 Case 3.

오죽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진공챔버에서 진공을 뽑고 깃털과 쇠구슬을 떨어뜨리는 실험까지 했을까 ?

다시 Case 4.

까놓고 말해서 이걸 이해한다고 얘기하는 사람의 95% 이상은 뻥치는 거다…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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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바꾼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느 한 순간에 바뀌는 것 같지만, 아주 결정적인 계기가 있지 않다면 한번에 바뀌는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한번에 모든 것을 바꾸려고 한다. 그래놓고는 자기가 생각하는 게 안됐다고 실망하고 좌절하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엉뚱한 데로 튀어버린다. 마치 지동설을 이해하지 못하니깐 남극은 높은 얼음산이고 NASA 직원들이 접근을 못하게 막고 있다고 주장하는 평평한 지구 협회 사람들처럼 … 

변혁이니 혁신이니 패러다임 쉬프트니, 변화니 하는 것들은 말은 그럴싸하다. 하지만, 그것이 어느날 짠.. 하고 되는 경우는 없다.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이 나온지는 100년이 됐지만, 그것이 입증된 건 100년이 지나서 중력파가 발견되면서다. 그때까지는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는 거다.

현재 쓰이는 “패러다임” 이라는 말의 뜻은 토마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책을 1962년에 내면서 쓰이기 시작했다. 저 책에서 언급하기 전의 뜻과 지금의 뜻은 상당히 다르다. 

토마스 쿤은 저 책에서 공약불가능성 (영어로는 incommensurable)를 주장한다. 한번에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과거에 존재하던 패러다임을 대체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나오면 과거의 패러다임은 사라지고(또는 용도 폐기되고) 새로 등장한 패러다임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열심히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주제이다. 

문제는 이게 딱딱 나누어떨어지지 않고 있고 그게 논쟁의 한 축이다. 예를 들자면 토마스 쿤이 주장한 공약불가성에 따른다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나오면서 뉴튼의 고전역학은 폐기되어야 하지만, 여전히 일상적인 환경, 거시적인 환경에서 아주 빠르거나 무거운 물체/물질이 아니라면 뉴튼역학을 계산하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계산하든 오차범위 내에서 거의 같은 결과를 얻는다.

다시 말하지만, 무언가가 바뀐다는 것은 말처럼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아이폰이 어느날 짠… 하고 나와서 “혁신”의 아이콘이 됐을까 ? 천만에… 그 이전에는 아이튠즈가, 그 이전엔 아이팟이, 그 이전엔 뉴튼 PDA 가, 그 이전엔 넥스트스텝이, 그 이전엔 매킨토시가, 그 이전엔 리사가, 그 이전엔 애플 3, .. 애플 2… 부터 쌓여온 게 집합되어 나온 게 아이폰이다. 거의 30년이 걸려서 나온 거다. 

어느 한순간에, 한번에 바뀌는 건 없다. 한번에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사람은 사기꾼이다. 혹은 전지전능한 신이거나 ..